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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걷기

고향산천 2021. 2. 5. 12:02

어제 저녁 일기 예보를 보니 저녁부터 내일 새벽까지 많은눈과

비가온다고 한다.

남양주에 살다 수유동으로 이사온지 3년이 지났으나 그동안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편하게 살았다.

이곳 수유동단독주택에 살다 보니 아파트에 살때와는 달리 눈이 많이

내리거나 여름철에 비가 많이 내리면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아침 일찍 현관문을 열어 보니 마당과 길에 하얀 눈이 많이 쌓여있다.

금년들어 큰눈이 3번째 내렸다. 단독주택에 살다보니 아파트에 살때와는

달리 눈치울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우선 길을 터야 해서 대문앞 도로에 쌓인 눈부터 치우기 시작했다.

인도길 눈을 눈치우는 부삽으로 길을 터놓고 그눈들은 차도로

밀어 부치고 마당에있는 눈과 담장주변 눈을 1시간 가량 치우고

나니 허리도 아프고 등에서 땀이난다.

나이가 80이 넘으니 젊을때같지 않고 심한 일을 하면 허리가 아프다.

오늘은 설명절도 며칠 남지 않아 미리 이발을 하러 종로3가 노인들

이발촌으로 가는 날이다.

우이신설 경전철을 타고 실설동에서 내려 다시 1호선 지하철을 타고

종로 3가에서 빙판길을 한 20분 걸어 노인들이 자주 다니는 이발촌에

도착했다.

어제 밤에 내린눈과 비가 얼어붙어 조심조심해서 걸어 가는데

빙판에서 넘어지면 노인들은 "거의 오래못살거나 죽는다"는 기사

를 본적이 있어 넘어질가 걱정을 많이 하면서 스타이발관에 도착했다.

이발소에 들어가니 종전에 그렇게 많던 노인들이 없고 이발사와

무슨 무비카메라로 사진 찍는 불교방송 유투버 기자들만 있다.

이발사에게 왜이렇게 손님이 없느냐고 물으니 빙판길이라 노인들이

못와서 그렇단다.

이곳 종로 3가 노인들이 다니는 밀집 이발소에 수년간 다녔으나

이발소가 한산하기는 처음보는 광경이다.

손님이 없으니 이발사도 꼼꼼히 잘 깍아주며 염색하는 아주머니도

종전같지 않고 염색약을 머리 곳곳에 여러번 칠하여 준다.

이발을 마치고 가정상비약이 떨어져 종로5가 보령약국을 향하여 걷는데

아침보다는 햇빛이 비치니 양지쪽은 눈이 많이 녹고 그리 미끄럽지 않다.

종로5가 보령 약국에 들어서니 이곳은 여늬 때처럼 손님들이 붐빈다.

이 약국은 서울 종로 중심부에 있고 약국도 대형약국이 어서인지

약값도 동네 약국보다 싸고 주로 새로운 약이 많아 붐비는 것같다.

예를 들어 소화제 "베나치오"1박스에 동네에서는 1만원을 받는데

이곳에서는 1박스에 7천원에 2박스 1만 4천원에 구입을 했다.

감기약.소화제.소독제등 상비약 5만원어치를 사가지고 종로 5가역에

도착하여 1호선을 타고 신설동에서 내려 우이신설경전철로 화계역

에서 내렸다.

오늘 아침에 약을 먹다보니 신경과 약이 떨어져 이창훈 신경과

까지 점심시간 이전에 도착 할려고 빙판길을 한 20분 넘어지지 않고

걸어 신경과 병원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다.

간호사에게 점심시간을 물어보니12시30분부터 오후1시30분까지

라해서 안심을 하였다.

온누리약국 약국에 들려 처방전을 내고 신경과약을 지어 또 빙판길을

걸어서 수유역앞에 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오늘 10리터 무거운 약을 들고 걸으면서 아주위험하거나 난감할때

"살어름판을 걷는 느낌"이라는 속담이 떠오르는데 빙판길이 어떤지를

몸소 체험 하는 조마조마한 하루가 되었다.

수필가 최 연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