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나무가 산을 지킨다
중국 송나라 시대
도가의 대표적 사상가인 장자莊子에게
한 선비가
찾아왔다.
이 선비는 장자를 늘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장자의
사상이 크고 높은 줄은 알지만
이상적으로 치우쳐서 그다지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다.
선비가
장자에게 말했다.
"선생님의 말씀은 크고 높지만
현실적으로는 쓸모가 없어 보입니다.
마치 저 앞에 있는 나무
같습니다.
저 앞의
나무는 크긴 하지만 온통 구부러지고
울퉁불퉁하여 목수들이 쳐다보지도
않거든요.
재목으로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장자가 대답했다.

"그럼 거꾸로 생각해
보게.
그 볼품없이 보이는
나무가 구부러지고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오히려
목수들한테 잘리지도
않고 그토록 오래 살아
큰 나무가 된 것이
아닌가?"
"그래도
쓸모가 없는 건 없는 것 아닙니까?
장자가 대답했다.
"여보시게.
왜 쓸모가 없나.
햇빛이 쨍쨍한
날
그 나무의 그늘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편히 쉴 수
있지 않나.
비바람과
눈보라가 치면 막아주고,
보잘 것 없는 나무가
산을 보다 푸르게 해준다네.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 무척
고마운 존재가 아닌가?
아니
그런가?"
그러자 선비는 아무 말도 못하고
물러갔다.

길가에 놓여 있는
보잘 것 없는 돌멩이 하나가
물에 놓이면 작은 물고기들의 소중한 안식처가
된다.
산비탈에
웅크리고 있는 보잘 것 없는 한 그루 나무가
장마 때에는 산사태를 막아 고귀한 존재가 되어
준다.
못난 큰
나무는 더 가지가 무성하여 더운 여름 뜨거운
햇볕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늘이란 쉼터를 제공해
주고,
추운 겨울에는
오갈 데 없는 새들의 아늑한
보금자리 역할을 해 주는 빛과 같은 존재가
된다.
비탈길에 놓인
작은 돌멩이 하나가 주 . 정차시
큰 트럭이 밑으로 가는 것을 막아주는 버팀목 역할을
한다.
오늘 당장
좋은 곳에 쓰임 받지 못한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묵묵히 실력을 키우며
정상에 설 그 날을 위해 준비하자.
적당한 시기가
되면
가장 멋진 모습으로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 좋은 글 중에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