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는 재미
지난 봄에 교회가는 길가 소방파출소 옆 공터 20 여평에 텃밭을 일구어 상추,고추,오이,가지
토마토, 땅콩,호박등을 심었다.
그런데 일군 텃밭이 비탈인데다 자갈 밭이고 땅이 거칠어 잘 자라지않아 매일 물을 주고
비료를 주었으나 별 재미를 못 보았다.
그래서 여름에는 그곳에 콩,팥,들깨를 심고 한달여를 오남저수지에서 흘러나오는 수로 물
을 새벽마다 떠다 농작물에 부어 주었다.
채소로 재미를 못 보았으니 "땅이 거친 곳은 콩이나 팥 곡식을 심으면 된다고" 지나는 길손이
그리 해서 가꾸어 보았다.
그랬더니 그런대로 콩과 팥 그리고 들깨가 무럭무럭 잘 자라 아침 일찍 소일거리도 되고 좋은
아침 공기도 마시면서 운동도 되고해서 부지런히 다녔다.
여름이 지나고 처서 무렵에는 배추모종을 30-40 여포기를 심고나니 가믐이 심해 한달여를 배추에
물을 주었으나 인근 밭에에 자라는 배추는 밑이 세수대야 만한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안했다..
그런데 요즘 비실비실하던 호박 넝쿨이 까막케 쭉쭉 뻗어 나가더니 찬바람이 나니 매일 애호박이
주렁주렁 달려 기쁘게 한다.
지난 추석에는 애들이 왔길래 텃밭에 데리고 가서 밭도 보여주고 호박을 손수 따서 가져가게했다.
또 텃밭 땅이 소방 파출소 땅이고 해서 파출소장에게도 몇개 갔다주면서 직원들하고 먹어보라 했다.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번 애 호박을 따서 교회 식구들도 주고 아파트 이웃에게도 나누어 주는 재미
로 산다.
그동안 부실했던 배추도 며칠전 단비를 맞고 쑥쑥자라며 늙은 호박도 5-6개가 열려 누렇게 익어가고
있어 흐뭇하다. 그것도 따서 애들도 주고 이웃에게도 나누어 줄 생각이다.
어제는 그동안 베에 말렸던 들깨를 털어 보았더니 소두1되정도 되나 티끌이 많아 일일이 골라내는데
그것도 일이라고 힘이든다.
이제 팥과 콩이 누렇게 익어 콩과 팥 깍지를 따서 집에와 그것을 까서 밥에 놓아먹으니 밥맛도
좋고 얼마안되나 고생한 보람도 느끼게 한다.
어제는 오랜만에 단비가 내려 콩,팥,들깨 거둔자리에 땅을 고르고 퇴비를 주고 돌을 골라내고
시금치 씨앗을 심었다.시금치는 추운 겨울에도 잘 자라나 한다.
조그마한 빈땅이라도 놀리지 말고 곡식을 심으면 자라는 모습을 즐겨 볼 수 있고 또 자급자족
할 수 있는 수확의 기쁨도 누릴 수가 있어 일거양득이다.
칼럼니스트 수필가 최 연 성